굳이 로맨틱코미디 장르를 피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영화 시나리오 중에도 로맨틱코미디가 있었는데 그냥 매력적이지 않아서 흥미로운 작품을 해왔다. 닥터스는 메디컬드라마고 안 해본 직업이고 재밌을 거 같아서 선택했다. 신혜양이 먼저 캐스팅됐는데 래원 선배랑 하고 싶다고 했다.
머릿속으로 그렸던 대로 비슷하게 잘 갔던 거 같다. 보니까 로맨틱코미디를 오랜만에 했더라. 괜찮은 거 같다. 이런 좋은 작품 있으면 또 할 생각도 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로맨틱코미디는 원래 좋아하고 애초에 시작했던 장르였다.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한 것도 로맨틱코미디다. 저 스스로 자신 있는 분야라고 알고는 있다.(웃음) 교만이 아니라 저만의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 맞춤형보다는 멀리 봤을 때 성장할 수 있는 작품들을 다양하게 해왔다.
(닥터스) 반응 보면 시작할 때와 너무 다르다. 너무 기쁘다. 전 같으면 이런 말 안 했을텐데. 로맨틱코미디 또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 촬영 끝나고도 행복한 시간 보내고 있다. 광고도 찍고.(웃음)
-- 홍지홍 특유의 말투가 화제인데
▲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대사가 좀 어려운 게 많았다. 그리고 너무 오글거리거나 너무 닭살이 돋는 부분은 그냥은 못 하겠더라. 이걸 어떻게 심플하게 담백하게 넘길 수 있을까 하다 보니 그런 대사가 몇 번 나왔다. 감독님이 나중에는 그렇게 해달라고 요구를 하던데 마음이 허락을 안 해서 못 한 것도 있다.
드라마 하다 보면 중반 이후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제작진도 많이 아쉬웠을 텐데 저도 그랬다. 특히 저는 대본을 많이 본다. 제 입장에서 한번 보고 연출자 입장에서도 본다. 무겁고 깊은 장르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회마다 의미를 부여한다. 이 회에서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은 건가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럴 시간이 없었다.
후반에 방송을 봤는데 연기를 잘못한 부분이 있더라. 뒷부분을 못 보고 앞부분을 하니까 놓치고 갔던 부분이 있다. 배우는 테크닉적으로는 좀 촌스러워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무얼 얘기하려고 하는가를 놓쳐선 안 된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지만 사랑받고 잘 마무리했다.
-- 홍지홍의 연령대별로 연기의 범위가 넓었다.
▲ 그게 무척 재밌었다. 특히 20대 초반의 풋풋한 인턴 시절이 잠깐 소개가 됐는데, 대본을 받았을 때 이 부분은 무얼 좀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한테 이 장면이 좀 좋은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 감독님도 배우가 힘을 좀 주고 싶어하는 걸 알고 생각을 하신다. 개인적으로 그 장면이 좋았다. 그 회가 무척 우울했는데 나중에 내 연기가 그 회의 백미라는 얘기를 들었다. 의도한 대로 됐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