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영화에는 성적인 묘사도 풍성하다.
박찬욱: ‘호감을 느낀다’ ‘끌린다’ ‘반했다’라는 감정이 든다면, 성적이 느낌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당 부분 상대에게 호감을 느낄 때는 성적인 부분이 조금씩 들어가기 마련이 아닐까. 물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뒷동산을 산책하다가 히데코와 숙희가 ‘어머니’에 대해서 얘기할 때가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때는 감정적으로 결합된 느낌이 있다.
10. 그 장면을 김태리가 제일 힘들었던 장면으로 꼽기도 했다.
박찬욱: 그 장면을 찍고 내가 컷했을 때 김민희가 “얼굴을 너무 세게 잡는 것 아니니?”라고 해서 그런 것일 게다. 김민희가 화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도 화면에 얼굴이 구겨져서 나올까봐 걱정되서 한 소리다. 또 김태리는 처음 하는 것이다 보니까 힘들었을 것이다. 감독은 또 세게 잡으라고 하지, 선배는 걱정하지. (웃음) 그런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