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따끔따끔. 작은 몸으로 고생하고 있을 강아지를 생각하니 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힘겹게 교문 앞에 도착했을 때. 드라큘라처럼 생긴 남자가 夏媛을 향해 걸어왔다. 검은 정장을 입은, 키가 큰 남자는 부리부리한 눈으로 夏媛을 응시하며 말했다.
"殷夏媛 양 맞죠? 잠시 저와 함께 가주실 곳이 있습니다."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드넓은 정원을 가로질러, 커다랗고 깨끗한 한국식 방으로 들어갔을 때 어제 만났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됐다.
"감성그룹 회장님이셨군요."
夏媛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 감성그룹 회장님이셨단다."
"그렇게 안 보이시는데."
"그런 말 자주 듣지."
"그럼 어제 혼자 나오신 건, 왕이 평민복장을 하고 평민들 시장을 시찰하던, 그런거였나요?"
"허허. 그렇게 까지 대단한 건 아니었단다. 널 데리고 온, 네 뒤에 서있는 그 녀석이 하도 따라다녀서 잠깐 도망쳤던 거야."
"아아, 재밌으셨어요?"
"그래, 널 만났잖니."
"할아버지는 젊을적에 여자좀 울리셨겠어요."
"하하하하. 잘 아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