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었는데, 夏媛이 그의 딸일 거라고 의심했다.
검도와 합기도 도장의 관장인 엄마는 강했다. 그러나 엄마는 아빠가 때릴 때 반격하지 않고 맞고만 있었다.
-엄마는 세잖아! 그런데 왜 맞고만 있어?
엉엉 울며 매달리는 夏媛에게 엄마는 말했다.
-아빠를 때리려고 훈련을 한 게 아니거든. 이 힘은 약한 사람을 때리기 위해 있는 게 아니야, 夏媛아.
-그럼 뭔데? 뭐를 위해 있는 건데?
-다른 사람을 지켜주고 웃게 해주기 위해서.
그 땐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알겠다. 만약 그 때 엄마가 아빠에게 반격했더라면, 아빠의 분노는 夏媛을 향했을 것이다. 엄마가 없을 때 夏媛을 때렸을지도 모른다.
“엄마….”
가슴이 아프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다. 늘 울고 싶었다. 엄마의 장례식 날, 펑펑 울게 될 줄 알았는데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가슴은 찢어질 것 같은데, 슬픔이 너무 가득 차서 당장이라도 폭발해버릴 것 같은데 눈물이 안 났다. 사람들이 “괜찮니?”하고 물어보면 헤헤, 하고 웃었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어린 것이 엄마의 죽음이 뭔지도 모르나 보다며 불쌍하게 여겼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뭔지는 뼈저리게 알 수 있다. 혼자가 된다는 거다. 이 세상에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