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마에스트로, 깐느박, 핏빛 복수자... 박찬욱 감독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각각의 단면들은 사실들이다. 이 단면들이 쌓이고 쌓여 박찬욱이란 세계가 입체로 만들어진다.
새 영화 '아가씨'는 박찬욱의 그런 세계들이다. 그는 레즈비언 역사 스릴러로 인기를 얻었던 영국소설 '핑거스미스'를 각색해 '아가씨'라는 세계를 만들었다. 일제 강점기. 막대한 유산의 상속녀(김민희)를 유혹해 재산을 빼돌리려는 사기꾼 백작(하정우)이 있다. 상속녀는 후견인인 이모부(조진웅)와 결혼해야 할 처지다. 이모부도 그녀의 재산을 노린 탓이다. 사기꾼 백작은 상속녀에게 하녀(김태리)를 보낸다. 하녀가 곁에서 자신이 상속녀를 유혹하는데 돕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만 하녀와 상속녀가 사랑에 빠진다.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박찬욱 감독의 설명을 들었다.
-왜 여자끼리의 사랑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