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인가. (웃음)
=그런 관점을 취한 영화가 너무 없고, 말로 하는 것보다 영화로 볼 때 통쾌할 듯했다. 무엇보다 내가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 생각엔 대중영화란 의도가 아무리 선명하다 해도 내러티브, 미장센, 장르의 규칙을 통해 형상화를 거쳐서 그리고 이야기와 배우의 연기를 빌려 간접적으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의도를 분석하려는 리뷰어들은 그것부터 추출하지만 관객에게는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어쨌든 박찬욱 감독의 객관적 조건은 시스젠더 남성 이성애자 연출자다. 게이인 토드 헤인즈도 레즈비언 멜로 을 찍을 때 생물학적 성이 다르기에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섹스 묘사에 기울인 특별한 주의가 있나? 비슷한 맥락에서 논란이 됐던 의 베드신은 어떻게 봤나.
=를 준비하면서는 아니고 개봉 당시 를 봤는데 특별히 착취적이라고 느끼지는 않았다. 의 베드신은 대칭성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선실 신은 매우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는 앵글이다. 하녀와 상전, 남녀 역할 분담의 구도가 아닌 대등한 느낌을 주려고 했고, 가위 자세에서 맞잡은 손의 이미지도 대칭성의 맥락에서 중요했다.